2023년 2월 9일 한국인의 밥상 595회 겨우내 움트다에서는 옹골찬 산골밥상을 찾아갑니다.바로 황태로 유명한 인제 용대리입니다.
기나긴 봄, 여름, 가을을 거쳐 모든 것이 척박해지는 계절 겨울,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동장군에 산골 사람들은 어떤 겨울나기를 하고 있을지 찾아가 보았습니다.
무엇이든 자급자족해야 하는 겨울 산골살이엔 부지런함이 곧 생명입니다.
이맘때 가장 바쁘다는 덕장 속 노랗게 익어가는 황태들부터 봄이 오기 전 동면에서 깨워야 하는 겨울 양봉까지 겨우내 산은 다른 계절 못지않게 여전히 바쁘다고 합니다.
올겨울 혹독한 추위를 지혜롭게 이겨나가는 산골 사람들의 지혜롭고 야무진 밥상을 만나봅니다.
진부령과 미시령 고개 사이 모든 것이 하얀 겨울 왕국 속 황금빛이 일렁이는 인제 황태 덕장으로 향했습니다. 전국 황태 생산량의 80%가 출하된다는 용대리, 선선한 바람과 맑은 공기 거기에 큰 일교차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수많은 황태 덕장들이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합니다.
겨우내 명태에서 누런 황태가 되기 위해 영하 10도의 기온 속 20번 이상 얼고 녹기를 반복해야 하는 고된 과정을 함께하는 용대리 사람들. 창옥 씨 역시 17살 때부터 40년 넘게 덕장 일을 하면서 황태 마르는 모습만 봐도 올해 농사의 풍흉을 알 정도로 잔뼈가 굵습니다.
강한 눈보라가 치는 날이면 황태 입속에 들어간 눈을 일일이 털어내고 바람에 떨어진 낙태들을 주워야 하는 고된 일들이 기다린다. 33번의 손을 거쳐야 완성된다는 덕장 일이지만 황량한 산골 마을 사람들의 피가 되고 살이 되어 준 은혜로운 황태가 풍요로운 밥상을 만듭니다.
손발이 꽁꽁어는 덕장 일로 고생하는 가족을 위해 아내 명숙 씬 솜씨를 발휘합니다. 용대리 황태는 스펀지처럼 포슬포슬하고 부드러운 육질이 특징! 여기에 사과, 파인애플, 양파, 무를 갈아 만든 양념을 발라 요리하면 산사람들에겐 육 고기보다 더 인기 만점인 황태구이와 조림이 완성됩니다. 어느 부위 하나 버릴 것 없는 황태는 대가리부터 뼈, 꼬리까지 요리에 응용됩니다.
잔칫날이나 손님이 오면 빠질 수 없다는 강원도 토박이들의 소울푸드인 황태 만둣국! 가까이 산이 있어 언제든 얻을 수 있는 버섯과 약초까지 더해지면 겨울 산사람들의 영양 음식으로 이만한 게 없다. 황태 덕분에 겨울에도 몸과 마음이 풍성해지는 용대리 가족들을 만나봅니다.
지금까지 2월 9일 한국인의 밥상 595회 겨우내 움트다에서는 옹골찬 산골밥상에서 황태로 유명한 인제 용대리를 찾아간편을 소개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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